저처럼 포뮬러 원을 보신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은 그랑프리를 보실 때 제바스티안 베텔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랑프리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도 아니고
기가막힌 주행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는 처음 포뮬러 원에 등장했을 때는
지금의 막스 베르스타펜을 연상할 정도로, 아니 막스 베르스타펜보다 더욱 충격적인 선수였습니다.
오늘은 현재는 존재감이 없지만, 과거에는 그 누구보다도 존재감이 강했던 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름: 제바스티안 베텔 (Sebastian Vettel)
-> 한국에는 영어식 발음인 세바스찬 베텔으로 알려져 있으나 원어인 독일어의 발음으로는 제바스티안 패틀에 가까우며,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면 "제바스티안 페텔"이 옳은 표기입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같은 공식적인 언론 매체에는 제바스티안 페텔로 표기하죠.
생년월일: 1897년 7월 3일
국적: 독일
소속팀: BMW-자우버 F1팀-> 스쿠데리아 토로 로쏘-> 레드불 레이싱-> 스쿠데리아 페라리-> 애스턴 마틴 카그너전트 포뮬러 원 팀.
키: 176cm
월드 챔피언: 4회
그랑프리 우승: 53회 (역대 3위)
포디움: 122회 (역대 3위)
폴 포지션: 57회 (역대 4위)
데뷔 경기: 2007년 미국 그랑프리
첫 우승: 2008년 이탈리아 그랑프리
패스티스트 랩: 38회 (역대 5위)
폴 투 윈: 31회 (역대 3위)
독일 출신의 F1 드라이버이자 2010, 2011, 2012, 2013년 월드 챔피언입니다. 막스 베르스타펜이 최연소 포인트, 최연소 그랑프리 우승을 기록하기 전엔 거의 대부분의 최연소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최연소 기록은 레인 컨디션인 몬차에서 기록한 최연소 폴 투 윈 기록, 그리고 최연소 월드 챔피언과 최연소 더블 - 트리플 - 쿼드러플 챔피언 등이 있죠.
카트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레이싱을 시작해 온, 게다가 인생 역경도 전설인 미하엘 슈마허와 비슷한 남자로 F1의 떠오르는 샛별로 평가받던 인물. 단순한 인연이 아니라 슈마허는 그의 멘토이기도 했습니다.
오픈휠 커리어는 2003년 포뮬러 BMW에서부터였으며, 2005년 윌리엄스, 2006년 BMW 자우버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동했습니다. 공식 데뷔는 2007년 초 대형사고를 당해 병원에 후송된 BMW 자우버의 로버트 쿠비차를 대신해 출전한 2007 미국 GP.
2007년 6월 17일 미국 GP, 당시 19세 11개월 14일로 최연소 포인트 피니쉬, 2008년 9월 13일 이탈리안 GP, 당시 21세 2개월 10일로 최연소 폴 포지션, 2008년 9월 14일 이탈리안 GP, 당시 21세 2개월 11일로 최연소 GP 우승, 2010 시즌시즌 23세 4개월로 역대 F1 최연소 챔피언, 역대 F1 최연소 4회 챔피언... 뭐 F1의 웬만한 최연소 기록은 다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명예스러운 기록으로는 F1 커리어를 시작한 지 피트 레인에서 과속으로 페널티를 받은 적이 있죠. 같은 독일 태생인 미하엘 슈마허와 비견되며 포스트 슈마허로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같은 해 데뷔해 페텔 이전에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갖고 있던 루이스 해밀턴과도 수년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고 해밀턴이 최고의 라이벌이었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독일 역대 최고 스포츠 스타 9위에 올랐습니다. 다른 스타들이 거의 전설급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87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에도 올랐다는 것이 대단하죠.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리어 그립을 선호하며, 이를 토대로 코너 초입에서 빠르게 차를 선회시키고 가속력을 얻는 드라이빙 방식이 레드불 시절 동안 그가 장착한 무기입니다. 알론소가 언더스티어 상태로 차를 유지하기 좋아하는 것과는 반대로 페텔은 오버스티어 상태로 차를 몰아놓고 차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것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이는 레드불의 특수한 차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후에도 페텔은 리어 타이어와 리어 그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즉 리어 그립이 좋은 레드불 스타일의 차량 외에는 컨트롤을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레드불 이후로,,,,,)
데뷔 때부터 면도날처럼 정교한 라인을 기계처럼 반복적으로 재현해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숏런에 아주 능하며, 롱런에서도 선두에 있다면 페이스 조절에 강점을 보이죠. 레드불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선두에서 클린 에어를 먹고 달리는 크루징에 능하나, 그 때문에 추월 능력은 모자라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첫 코너에서 대담하게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으며, 폴을 따지 못해도 어떻게든 첫 랩에 선두로 나서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공격적인 밀어붙이기에 제대로 포지션을 지키고 버티는 것은 해밀턴 정도. 스타트 실력 자체도 좋은 편인데, 공교롭게도 레드불을 거친 네임드 드라이버들은 죄다 스타트 고자라는 특성을 찍고 있어서 그중 스타트를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페텔밖에 없다.
(올 시즌은 막스가 미친 스타트를 많이 보여주어 페텔의 후계자로 볼 수 있겠네요)
상술한 코너 탈출 속도에 치중하는 드라이빙 습관 때문에 코너 탈출 가속을 오버스티어 직전까지 몰아붙이는데 이로 인해 트랙에서 벗어나는 주행을 종종 하기도 합니다. 벗어나지 않더라도 코너 탈출시 바퀴의 2개는 항상 연석 위를 주행하는 수준. (연석은 바퀴의 단짝 친구).
2018년에도 페라리의 차량 업데이트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분명히 부족한 차량으로 우승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지만 첫 코너에서 그랑프리를 몇 번 말아먹고 해밀턴과의 점수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던 상황이었죠. 사실 2017년과 2018년의 페라리는 메르세데스에 약간 뒤처진다고 볼 수 있던 차량이었고, 베텔은 지금까지 이런 부족한 차로 메르세데스와 해밀턴을 위협하던 유일한 드라이버였습니다. 이 당시 베텔은 주로 해밀턴에게 막혔고, 이는 알론소가 2010년과 2012년 레드불에 비해 부족한 페라리로 레드불의 웨버는 꺾었지만 결국 베텔은 무너뜨리지 못한 상황과도 유사하죠. 물론 공통점이라면 둘 다 경쟁력이 부족한 차로 우승에 도전했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2010,12년은 레드불과 페라리의 차이가 크지는 않았으나, (2012년 전반기에는 오히려 페라리가 레드불을 능가했다고 평가되었다.) 2017,18년의 페라리는 메르세데스와의 격차가 더 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죠.
2019년과 2020년의 페라리를 보면 재차 확인된 특징으로, 리어 그립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코너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빠른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20 시즌부터는 업데이트된 페라리에 베텔이 적응을 못한 것인지, 아니면 차가 그냥 구려서 그런 것인지 직선 주로 이후 코너에서 휠 투휠 배틀이라도 나면 바로 스핀부터 해버리는 어이없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특히 페라리의 전체적인 성능이 좋지 못한 2020 시즌에서 드러나는데, 그립을 최대한 살리고 로우 에너지 논 슬라이드 방식을 선호하는 샤를 르클레르의 경우 어느 정도 극복을 한 편이지만 페텔은 이 때문에 경기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사람들은 페텔이 과거 레드불에 있을 때 4 연속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이지만, 그 이후에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자 페텔은 차 빨로 우승한 선수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차가 좋다고 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차를 완벽하게 다루는 능력과 경기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좋은 차를 가졌으니 당연히 우승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까지. 우승을 하는 것은 좋은 차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전성기와는 거리가 먼 나이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가 애스턴 마틴에 있는 동안 페텔과 팀의 차량이 궁합이 맞아떨어진다면 다시 한번 우승으로 실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