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존심, 하스(Haas)
이번에는 포뮬러 원의 컨스트럭터 팀 중 하나인 하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름: Haas F1 Team
국적: 미국
타이틀 스폰서: URALKALI (모회사: URALCHEM)
창단: 2014년
본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카나폴리스
영국 사우스이스트 잉글랜드 옥스퍼드셔 주 밴버리
총감독: 귄터 슈타이너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F1을 보신 분들이라면 굉장히 친숙한 이름일 것 같은데요. 그는 전 재규어 레이싱, 레드불 레이싱의 기술감독으로 있다가 2014년부터 하스 F1팀의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드라이버: 니키타 마제핀(THE 천방지축), 믹 슈마허(THE CHOSEN ONE)
2014년에 팀을 처음으로 창단하고 2015년에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 2016년에 첫 풀시즌 참전을 시작한 미국에 기반을 둔 F1 팀입니다. 보통 기존에 있던 F1 팀을 인수해 기존의 장비와 시설들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하스는 미국에 팀 시설을 두고 완전히 처음부터 계획해 창단한 신생팀입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팀이라는 소리. 하스는 미국 출신 사업가 진 하스가 설립한 테크놀로지 회사로 이미 나스카에서 잘 나갔던 경력이 있습니다. 나스카에서 성공한 하스는 F1에 도전할 것을 천명, 1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가졌죠.
2010년 전후반에 신생팀이 여럿 생겼다가 모조리 실패해 철수한 이후로 새롭게 등장한 팀이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스는 신생팀으로써 섀시를 완전히 무에서 개발을 해야 했으나 페라리와 기술 협약을 맺어 사실상 페라리로부터 섀시를 사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기술은 하스 내부에서 자체 개발해서 쓰지만 그에 필요한 데이터 베이스는 모두 페라리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윈드터널도 페라리에게 제공받았죠.
일반적인 신생팀의 창단 과정과는 상당히 다른 과정을 거쳤으므로, 일각에선 저게 무슨 F1팀이냐 하는 조롱도 잠깐 나왔으나 2016년 시즌 첫 경기인 호주 GP에서 그로장이 6위를 했습니다.
F1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포디움권(3위 이내)도 아닌데 왜 호들갑이냐고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면 F1에서 신생팀이 포인트권에 드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F1은 상위 10위권 드라이버들에게만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대표적으로 시즌 챔피언을 다투는 넘사벽 상위권 트리오인 레드불, 메르세데스, 페라리에서 2대씩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10위권 중 남는 자리는 겨우 4개. 한마디로7위, 8위, 9위, 10위를 두고 이들 외 나머지 중위권 하위권 팀들 10~12대가 서로 경쟁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당장에 무엇보다도 다른 팀들보다 차가 빠르지 않으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상 순위를 올리기 어려운데, 이는 이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경기 데이터와 공기역학적 설계 및 각종 팀의 유능한 크루들은 물론이고 머신과 드라이버간의 궁합을 잘 맞춰온 쟁쟁한 팀들을 데뷔 첫 경기부터 자신들의 프로토타입만으로 제끼고 무려 6위를 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팀들, 그 중에서도 탑인 6위로 했다는 것은 데뷔전에서 중위권 팀 중 가장 빨랐다는 얘기가 되죠. 오죽하면 6위로 완주한 드라이버인 로맹 그로장은 환호하며 팀 라디오를 통해 "이것은 우리에게 우승과 같다."라고 말했고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도는 하스의 성적을 팀 라디오를 통해 전해 듣고 impressive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로도 바레인, 러시아, 미국 GP에서도 포인트 획득에 성공했으나 점점 퍼포먼스를 업데이트하면서 신생팀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고, 결정적으로 시즌 내내 브레이크가 하도 말썽을 피워대서 팀에서 온갖 난리를 다 피워봤으나 해결되지 않아 호주GP 때와 같은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큐베이터식 참전 방법은 돈 다 날려먹고 파산하기 일쑤인 F1 필드에서 매우 효과적이란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죠.
2017년 현재 소속 드라이버는 로맹 그로장, 케빈 마그누센. 그로장은 GP2 챔피언 출신으로 이미 베테랑에 접어든 중견 드라이버이고,마그누센은 데뷔한 지 몇 년 안 된 드라이버입니다.
2016년 즈음부터 그로장은 브레이크의 느낌을 믿을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나, 팀에서는 여전히 해결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봐도 드라이버 둘이서 꽤 준수한 성적을 내주고 있는 편.
2018년에 개막전부터 인상적인 스피드를 보여줘 화제였습니다. 예선부터 탑 텐에 들며 심상치 않더니 스타트에서 레드불을 모두 재껴20 랩 가까이 완전히 방어해냈습니다. 당시 순위 4위, 5위 하지만 뒤이어 두 대 모두 피트인 실수로 휠 넛이 빠져 리타이어하는 믿기지 않는 실수로 화려하게 퇴장하였죠. 이후에도 꾸준히 중위권의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종 챔피언십 순위는 5위
2019년에도 드라이버 라인업은 기존처럼 동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에너지 드링크 회사인 리치 에너지의 타이틀 스폰서를 받게 되며 팀명 및 도색이 바뀌었죠.
(하지만 이탈리아 GP가 끝난 다음날인 9월 9일, 하스와 리치 에너지와의 파트너십이 종료되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죠. 계약을 파기한 이유는 드라이버들의 성적이 부진하며 팀의 성능 저하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2월 7일에 공개된 리버리는 전반적으로 새까만 검은색 바탕과 금색 테두리의 조화 때문에 로터스가 포뮬러 1나가던 시절의 경주차 같다고 불리는 중. 2019년 호주 개막전에서는 케빈 마그누센이 6위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출발이 좋은 반면, 로맹 그로장은 또 피트인 실수에 휘말려 리타이어 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시즌은 그야말로 폭망 그 자체. 노쇠한 그로장은 그렇다 쳐도 젊은 편인 마그누센마저 매 레이스를 말아먹으며 팀의 성적과 자신의 커리어를 동시에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었죠. 심지어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에선 그 윌리엄스에게도 점수를 따이는 추태를 보이는 등 답 없는 상황.
2020 시즌의 팀의 행보는 알파로메오 레이싱과 더불어 작년보다 퇴보한 모습입니다. 헝가리에서의 1포인트 이후로는 계속해서 포인트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윌리엄스 레이싱에게도 더 자주 따이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GP를 앞두고 현 드라이버인 로맹 그로장과 케빈 마그누센 둘 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고, 21년 시즌 시트로 현 포뮬러 2 드라이버인 니키타 마제핀과 믹 슈마허를 계약했습니다.
2020년이 최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2021년은 그야말로 망중에 폭망,,,
니키타 마제핀의 아버지인 드미트리 마제핀의 회사 우랄켐 산하에 있는 비료 회사인 우랄칼리가 타이틀 스폰서로 붙었고, 이에 따라 리버리도 러시아 국기를 연상케 하는 리버리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국적의 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 하지만 스폰서 유치가 절박한 하위권 팀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차량이 공개된 직후부터 하스는 벌써 이번 시즌을 포기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내년 2022년에 대폭 변경되는 규정으로 바뀌는 차를 위해 이번 시즌에는 업데이트도 진행되지 않은 모습이고 지난 시즌과 거의 같은 스펙으로 시즌을 맞이하였죠. 그리고 이 점이 차의 다운포스를 줄이는 2021 시즌 규정 변경과 맞물려서 운전하기도 매우 불안정한 차가 되었습니다. 개막전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니키타 마제핀은 예선전 Q1에서 두 번이나 스핀했고 본 경기에서도 첫 랩을 다 돌기도 전에 3번째 코너에서 혼자 스핀해서 리타이어 했습니다.팀메이트 믹 슈마허도 마제핀만큼은 아니지만 본 경기에서 혼자 뒤쪽 그립을 잃고 스핀하여 완주한 차 중 맨 꼴찌로 들어왔습니다.
그 이후로도 줄기차게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하스의 루키 듀오로 인해 하스는 현재 0포인트로 완벽한 꼴찌입니다!
저는 포뮬러 원 경기를 먼저 보기 시작하고, 관심이 생겨서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F1을 보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하스는 언더독이어서 같이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하스가 잘해줬으면 하지만 이번 시즌은 1포인트라도 땄으면 좋겠고, 다음 시즌에는 새롭게 정비해와서 꼭 중위권 싸움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