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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먹고 성장하는 자, 피에르 가슬리

취미에취한다 2021. 9. 14. 00:05

최근에 넷플릭스의 'F1 분노의 질주'를 꾸준히 시청하고 있습니다.

포뮬러원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선수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은 마음이 커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즌 2의 후반부에는 알렉산더 알본과 피에르 가슬리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요.

시즌 2는 2019년의 이야기입니다. 이때 알렉산더 알본과 피에르 가슬리는 각각 토로 로쏘와 레드불 레이싱에 있었죠. 하지만 레드불에 있던 피에르 가슬리의 성적이 레드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시즌 도중 알본과 가슬리를 트레이드해버립니다. (토로 로쏘와 레드불 레이싱은 둘 다 레드불이 본사라서 선수들 간의 이동이 자유로움)

실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토로 로쏘로 내려간 가슬리. 

하지만 이때부터가 그의 커리어의 시작이었습니다.

오늘은 버림받고 더 잘하는 남자, 피에르 가슬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름: 피에르 가슬리 (Pierre Gasly)

국적: 프랑스

생년월일: 1996년 2월 7일

소속팀: 스쿠데리아 토로 로쏘-> 애스턴 마틴 레드불 레이싱-> 스쿠데리아 토로로쏘-> 스쿠데리아 알파타우리 혼다

키: 177cm

그랑프리 우승: 1회 (2020년 이탈리아 그랑프리)

포디움: 3회

데뷔 경기: 2017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패스티스트 랩: 3회

 

 

그는 2015년엔 GP2 (현 포뮬러 2)에 데뷔하였습니다. 또한 그러면서 토로 로쏘의 f1 테스트를 받았으며 토로 로쏘의 리저브 드라이버들중 한 명으로 임명되었습니다.

 

2016, 레드불 팀에서 페텔 이후에 뛰던 다닐 크비얏이 워낙 사고를 많이 쳐 스쿠데리아 토로 로쏘로 강등되고, 그가 2017년까지도 토로 로쏘에서 불운과 실수가 겹쳐 트롤링에 가까운 낮은 성적만을 내다보니 결국 방출되어서 결국 리저브 드라이버로 있던 가슬리가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부터 토로 로쏘를 통해 정식 F1 드라이버가 되었습니다.

 

시즌 첫 GP인 호주에선 리타이어해 혼다가 또 혼다했다는 우려를 받았으나, 두 번째 그랑프리인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4위에 올랐습니다. 페텔의 몬차 폴 투 윈, 그리고 1년 후 크비얏의 호켄하임링 3위를 빼면 토로 로쏘의 가장 높은 순위이자 자기 자신의 커리어 하이. 지난 호주 그랑프리에서 페르난도 알론소가 했던 "Now we can fight!!!"라는 간지나는 명대사를 그대로 따라 하며 맥라렌을 머쓱하게 한 것은 덤.ㅋㅋㅋ

이후 중국 18, 아제르바이잔 12, 스페인 리타이어 등 몇 경기 동안 잠잠하다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모나코에서 7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었습니다. 캐나다에선 포인트에 한 등수 모자란 아쉬운 11등ㅠ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6위를 차지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 순위는 빅3팀을 제외한 가장 높은 순위이며, 1위인 루이스 해밀턴에게 따라 잡히지 않으며 백마커가 아닌 상태로 경기를 마쳤죠. 시즌 초반 상당한 모습을 보여준 샤를 르클레르에 비해선 다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종종 보여주는 잠재력은 르클레르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챔피언십 포인트도 2018시즌 전반기 기준으로 르클레르보다 10점 이상 높았죠,

 

2018년을 마지막으로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도가 레드불을 떠나 르노로 이적하게 되면서, 토로 로쏘에서 괜찮은 성적을 낸 가슬리가 레드불로 승격되는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벨기에 그랑프리에서도 9위를 차지하며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부터 미국까지는 노 포인트….

전체 성적은 29포인트 15. 기대받는 유망주치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좀 구렸던 STR13 자체의 성능과 업데이트하느라 틈만 나면 파워유닛을 갈아치워서 페널티를 받던 걸 고려하면 꽤나 선방한 편으로 모두가 인정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2019년 레드불에서도 잘할 거란 평가가 많았죠.

 

하지만 2019시즌이 시작되고, 가슬리의 레이싱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간간히 포인트를 따기는 했지만, 레드불이 원하는 포디움을 노리며 주행하기는커녕 10위권 내로 들어오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퐁당퐁당한 경기력으로 레드불 컨스트럭터의 마음을 슬슬 긁더니 결국 레드불에서 한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 토로 로쏘로 강등되게 되죠. 자신이 다니엘 크비얏을 밀어내고 토로 로쏘의 시트를 차지한 것처럼, 가슬리 본인도 자신의 기대에 맞지 않는 성적으로 인해 토로 로쏘의 알렉산더 알본에게 밀린 것입니다.

 

이제 그를 향한 기대는 많이 꺾인 상태였고, 폼이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이는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슬리는 복수심을 먹고 사는 인간 부류였을까요. 막스에게 맞춰진 RB15 대신, 자신에게 잘 맞는 STR14를 타서였을까요. 후반기 내내 토로 로쏘를 끌고 분노의 질주를 펼치며 성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브라질에서는 레드불 차량으로도 달성하지 못한 포디움에 오르게 되었다! 발테리 보타스의 리타이어, 제바스티안 페텔과 샤를 르클레르의 충돌로 인한 리타이어로 두 번의 세이프티카가 나왔고, 루이스 해밀턴이 알렉산더 알본을 담궈버린 틈을 노려 2위로 경기를 마쳤죠!! 가슬리에게도 첫 포디움이자 토로 로쏘에게는 3번째, 그리고 2019년 한 해만 보면 2번째 포디움이었습니다.

 

2020 시즌 토로 로쏘가 알파타우리로 팀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포인트를 따오며 퀄리파잉에서 레드불 레이싱의 알렉산더 알본과 비교하며 경기 내용적으로 우세를 점하며 활약해 오다, 7R 벨기에 GP에서 세르히오 페레스를 상당한 움직임으로 추월하는 씬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8라운드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레드불의 알렉산더 알본도 해내지 못한 우승을 드디어 처음으로 해냈습니다! 또한 이 우승은 토로 로쏘 시절을 포함하면 알파타우리 팀의 두 번째 그랑프리 우승이죠. 기대에 미치지 못한 2019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우승이 얼마나 대단한 우승이냐 하면,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 GP 이후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페라리, 레드불이 아닌 팀이 우승한 것입니다. 2012년 헝가리 GP 이후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페라리, 레드불이 전부 포디움에 없는 경기결과였기도 했죠.

 

확실히 강등된 이후 기대 이상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팀메이트인 크비얏을 압도하는 건 물론, 자신과 자리를 바꾼 알본보다도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본이 팀메이트이자 완전히 포텐이 폭발해 준 월드 챔피언급 모습을 보이는 막스 베르스타펜에게 훨씬 밀릴 뿐만 아니라 레드불 차량의 성능을 감안하면 영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가슬리와 알본이 다시 자리를 바꾸게 되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간 기준 10 28일에 계약 연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슬리의 알파타우리 생활은 좀 더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021 시즌에는 기존의 크비얏이 나가고, 그 자리에 일본 선수 츠노다 유키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레드불이 혼다의 엔진을 쓰다보니까,,,쓰읍,,)

 

팀메이트인 루키 드라이버 츠노다가 헤매는 와중에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모나코 GP에서 추월이 어려운 몬테카를로 서킷의 특성을 살려 바로 뒤에 있던 해밀턴을 레이스 내내 뚜껑처럼 막아내며 막스가 포인트 랭킹 1위를 하는데 공헌하기도 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GP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포디움에 올랐다. 마지막 샤를 르클레르와의 휠 투휠이 인상적이었다는 평.

 

개선된 알파타우리의 차량의 힘과 더불어 가슬리의 실력도 물이 오르면서 꾸준히 중상위권에서 포인트 피니쉬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알파타우리와 함께하게 되었다는 F1 오피셜이 올라왔다. 이는 팀메이트인 츠노다 유키도 마찬가지.

 

 

이번 시즌 가슬리의 주행을 보면 2019년의 어리바리한 레드불의 가슬리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주행도 잘하고 센스도 좋아서 그랑프리를 볼 때면 항상 눈여겨보는 선수 중 한 명이죠. 성적을 위해서라지만 한 시즌도 보지 않고 선수를 내치는 레드불에게 가슬리가 몇 번 더 묵직한 펀치를 날려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